회식 자리를 조용히 빠져나와 다녀온 일산노래방

다들 취기가 오르고, 목소리가 커졌다.
늘 그렇듯 시계는 10시를 넘었고,
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빠져나왔다.
웃으며 인사했지만 사실은,
그 자리가 더는 편하지 않았다.

1. 누군가의 시선이 없는 공간을 찾고 싶었다

술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일어섰다.
누가 쳐다보는 것도 싫었고,
뭘 더 마시자며 붙잡는 분위기도 부담스러웠다.
그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.

일산 후문 쪽, 몇 번 지나쳤던 노래방 간판이 문득 떠올랐다.
크지 않은 글씨, 눈에 띄지 않는 입구.
그게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.
들어가니 조용한 안내와, 말 없는 응대.
필요한 말 한마디만 남겼다.

“초이스 원하시면 말씀 주세요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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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선택한 건
말수가 적고, 거리를 유지해주는 스타일이었다.
매니저는 인사 후 자리에 앉았고,
그 이후엔 말을 걸지 않았다.

딱 그 정도.
나는 그런 태도가 좋았다.
누군가가 나를 ‘상대’로 대하지 않을 때,
그 공간은 훨씬 더 편안해졌다.

룸 내부는 생각보다 작았지만
불편하진 않았다.
조명은 밝지 않았고, 소리도 적절하게 조절돼 있었다.
술을 한 잔 마셨고, 음악은 잔잔히 깔렸다.
누가 말을 걸지 않는 시간.
그 시간이 가장 고마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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차가 없었다.
근처였지만 걷긴 애매했고,
그래서 직원에게 픽업 가능 여부를 물었더니
조용히, 빠르게 차량이 도착했다.

말하지 않아도 필요한 걸 먼저 해주는
이 공간의 시스템이
작지만 단단하게 쌓여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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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날 이후, 누군가 "노래방 좋은 데 아냐?"라고 물으면
굳이 설명하지 않는다.
그냥,
"아는 데 있어"라고만 말한다.

이유를 말로 풀어내기엔
그 공간이 해주는 배려가
너무 조용하고
너무 정확했기 때문이다.